넷플릭스의 글로벌 히트 시리즈 ‘에밀리 인 파리’가 다가오는 12월 17일 시즌5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 시리즈가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는 것은 단지 로맨스와 드라마만이 아니다. 매 시즌을 통해 전 세계 패션 애호가들의 눈을 사로잡는 독보적인 스타일과 의상이 또 다른 주인공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패션의 핵심을 책임지는 수석 의상 디자이너 메릴린 피투시(Marylin Fitoussi)가 최근 시즌5의 주요 패션 레퍼런스와 영감의 원천을 상세히 공개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즌5를 빛내는 패션의 주역, 메릴린 피투시
메릴린 피투시는 ‘에밀리 인 파리’의 탄생之初부터 케어링턴(릴리 콜린스)의 스타일을 정의해온 인물이다. 그녀는 배우들의 캐릭터 발전과 스토리라인에 깊이 몰입하여, 의상을 단순한 장식이 아닌 ‘침묵의 대사’이자 캐릭터의 내면 심리를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한다. 피투시는 Vogue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각 시즌이 에밀리의 파리 정착과 성장을 보여주는 여정이듯, 의상도 그녀의 변화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즌5에서는 특히 에밀리가 파리의 문화와 패션에 더욱 완전히 스며들어 진정한 파리지엔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에밀리의 진화된 스타일: 파리지엔느로의 성장
주인공 에밀리 쿠퍼(릴리 콜린스)의 스타일은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눈에 띄게 진화해왔다. 시즌1에서 보여준 화려하고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미국식 스타일은 점차 정교하고 세련된 프렌치 스타일로 무르익어갔다. 피투시에 따르면, 시즌5의 에밀리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고 이를 파리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방법을 터득한 상태"이다. 이번 시즌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두드러진다.
- 색채의 정제: 이전 시즌의 생동감 넘치는 프라이머리 컬러보다는 버건디, 머스타드, 네이비 등 보다 세련되고 중후한 톤의 색상이 많이 활용된다.
- 패턴의 조화: 과감한 체크나 플로럴 패턴보다는 소프트한 스트라이프, 미니멀한 도트, 우아한 지그재그 패턴 등이 조화롭게 배치된다.
- 실루엣의 완성도: 더욱 정확한 핏과 고급스러운 소재에 집중하여, 세련미와 전문성을 동시에 강조한다.
에밀리의 의상은 이제 단순히 눈에 띄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녀가 마케팅 전문가로서,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었다.
카미유의 강렬한 변화를 드러내는 의상 언어
카미유(캐미유 자티)의 캐릭터는 시즌4에서 큰 전환점을 맞이했으며, 시즌5에서는 그녀의 내적 변화가 의상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피투시는 "카미유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예술가의 연인이 아니다. 그녀 자신만의 정체성과 예술적 야망을 찾은 강인한 여성"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반영하여 카미유의 의상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난다.
- 어두운 톤의 도입: 이전까지의 부드럽고 로맨틱한 파스텔 톤에서 벗어나, 블랙, 차콜, 딥 그린 등 강렬하고 신비로운 색상이 주를 이룬다.
- 구조적인 디자인: 플로우링 실루엣보다는 어깨 라인을 강조하거나 텍스처가 있는 소재를 사용한 구조적이고 드라마틱한 디자인이 많아진다. n* 액세서리의 변화: 정교한 장식보다는 대담하고 유니크한 아트 피스 형태의 액세서리를 활용하여 그녀의 예술가적 면모를 부각시킨다.
카미유의 새롭고 강력한 이미지는 그녀의 스토리라인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며 캐릭터의 깊이를 더해준다.
실비의 우아함: 프렌치 럭셔리의 정수
실비(캐롤린느 부르주아)의 스타일은 시리즈 내내 프렌치 럭셔리 패션의 정석을 보여준다. 시즌5에서도 그녀의 우아하고 권위 있는 이미지는 변함없다. 피투시는 실비의 의상을 통해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클래식한 우아함"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실비의 옷장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다.
- 최고급 소재: 실크, 캐시미어, 최고급 울 등 질감과 드레이핑이 완벽한 소재를 중시한다.
- 정교한 테일러링: 몸에 딱 맞는, 완벽한 핏을 자랑하는 수트와 드레스는 그녀의 전문성과 세력을 상징한다.
- 중성적인 컬러 팔레트: 네이비, 그레이, 아이보리, 블랙 등 클래식한 컬러를 기반으로 하며, 포인트는 대담한 액세서리나 립 컬러로 준다.
실비의 패션은 파리 패션계의 핵심에 있는 인물다운 위엄과 세련미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시즌5의 주요 패션 테마와 영감의 원천
메릴린 피투시는 시즌5의 패션을 구상하는 데 있어 다양한 소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녀가 언급한 주요 레퍼런스와 테마는 다음과 같다.
- 1990년대 프렌치 시네마: 특히 클로드 샤브롤 등의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에 주목했다.
- 현대 미술: 특히 카미유의 의상에는 추상 표현주의와 같은 현대 미술 작품의 색채와 형태가 영향을 미쳤다.
- 파리의 거리 스타일: 실제 파리지엔들의 일상적인 패션을 관찰하여 에밀리의 스타일이 지나치게 연출되지 않고 현실감 있게 느껴지도록 했다.
- 역사적 패션 아카이브: 특정 에피소드를 위해 빈티지 옷이나 역사적 패턴을 참고하기도 했다.
피투시는 "의상은 캐릭터의 심리 상태, 그날의 상황, 계절감을 모두 반영해야 한다"며, 각 의상 선택 뒤에는 철저한 스토리텔링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식 패션 가이드북: ‘Emily in Paris: The Fashion Guide’
시즌5 공개와 맞춰 12월 17일 전 세계에 출간되는 예정인 ‘Emily in Paris: The Fashion Guide’는 피투시의 작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결정체이다. 이 책은 단순한 의상 사진집을 넘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 시즌1부터 시즌5까지 주요 의상들의 스케치와 콘셉트 아트
- 캐릭터별 스타일 변천사와 그에 대한 피투시의 해설
- 의상에 숨겨진 레퍼런스와 상징성에 대한 심층 분석
- 패션에 사용된 브랜드와 아이템에 대한 정보
- 배우들과의 작업 에피소드 및 촬영 현장 비하인드
이 책은 ‘에밀리 인 파리’의 팬은 물론, 패션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파리 패션의 매력과 영상 속 의상 디자인의 과정을 이해하는 소중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실제 패션에 적용할 수 있는 ‘에밀리 인 파리’ 스타일링 팁
‘에밀리 인 파리’의 스타일을 일상에서 구현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피투시의 철학을 빌려 다음과 같은 실용적인 팁을 적용해볼 수 있다.
- 기본 아이템에 포인트를 더하라: 검정색 슬랙스와 니트에 화려한 색상의 스카프나 스테이트먼트 네크리스 하나만으로도 에밀리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 프렌치 스타일의 핵심, ‘제대로 된 핏’에 신경 써라: 옷이 몸에 맞는지는 세련미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 액세서리는 대담하게: 에밀리나 카미유처럼 유니크한 핸드백이나 장신구 하나로 전체적인 스타일의 무게감을 줄 수 있다.
- 자신만의 스타일 코드를 만들어라: 에밀리가 그랬듯, 처음 파리에 왔을 때의 화려함보다는 점차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시리즈의 패션이 미친 글로벌 영향력
‘에밀리 인 파리’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글로벌 패션 트렌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시리즈 속에 등장한 수많은 아이템들이 ‘에밀리 효과’로 즉시 품절되기도 했으며, 파리 패션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촉발시켰다. 메릴린 피투시의 작업은 캐릭터와 스토리를 풍부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로 하여금 패션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즐거움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시즌5와 함께하는 패션 가이드북의 출간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일종의 총정리이자, 패션 애호가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12월 17일, 새 시즌의 에피소드와 함께 공개될 디테일한 패션의 세계가 기대된다.